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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영화천국

태풍이 지나가고 "마음 속 태풍이 지나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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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OT 2017 고레에다 히로카즈 태풍이 지나가고

 

 

블로그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입니다. 첫 주제를 선정함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이 영화만큼 '나'라는 사람의 '현재위치'를 잘 설명해줄 만한 작품도 없을것 같아 제가 느낀 감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 캐릭터 '료타'는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둔 중년의 이혼남으로 소설 소재를 핑계로 현재는 흥신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소설가라 하나 십수년간 출간한 책이라고는 단 한권뿐인 '찌질이'고, 여전히 노모의 보살핌을 받는 갓난쟁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찌질함"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3인칭시점으로 찌질한 내모습을 보정없이 바라보는 것 같았거든요.

지난 33년간의 제 인생을 착즙기로 갈아내면 아마 료타처럼 '지망생'이라는 찌꺼기만 남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건 료타는 결혼도 했었고, 아이도 있고, 한편이지만 소설도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한심함으로 따지자면 제가 석점은 앞서 있겠네요. 이렇듯 결혼은 커녕 연애도 생각못하는 제가 놀랍게도 료타에게 동정심이 생깁니다. 아마도 제가 느낀 '동정심'은 '동질감'에 근거 할 겁니다. 저 역시 어중간하게 살면서 요행을 바래왔기 때문이겠죠.

무엇보다 가슴 아픈것은 어머니와 함께있을때 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놈팽이', '찌질이', '한량'으로 보이겠지만 어머니의 눈에 료타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아픈 손가락이겠죠.

 

 

그런 어머니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는 배우 '키키 키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가슴이 먹먹해지더니 눈에서 눈물이 맺힙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백이면 백 어머니 생각이 나실겁니다.

이번 설명절에 집에 다녀왔지만, 33살의 지망생은 떡국을 맛있게 먹을 수 없는가 봅니다. 이제는 정말 무엇인가 매듭을 지어야 겠다는 어슴푸레한 마음으로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