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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매매 일지

Phase 1. 깡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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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지 않고 걸음마를 배울 수 없듯이 주식시장에서도 일단 깨져보지 않고는 고통을 실감하기 어렵다.

주변에 누군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나 역시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결국 통박으로 무릎팍도 깨져보고 머리도 박아봐야 스스로 온전히 바로 서게 된다.

나의 주식생활은 시작부터 근본없었기 때문에 우선 뼈 아픈 성찰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2010년 처음으로 주식에 입문했다.

당시 2년차 사원이었던 나는 사내 인트라넷 화면에서 매일같이 싫든 좋든 우리회사의 주가를 확인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개월을 관찰한 끝에 어떤 범주안에서 숫자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바로 사내 은행에 가서 키움증권계좌를 개설했다.

그리곤 적은돈으로 이것 저것 샀다 팔았다를 반복했다.

우리 회사의 주가는 대체로 예상하는 범주안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워낙 구름밟듯 제 멋대로 사고 팔아서 큰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잃지도 않았다.

차트도 볼 줄 모르고, 그냥 호가창만을 보고 거래를 했다.

내가 생각하는 범위 안에서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팔고

지금 생각해도 참 근본 없었다.

 

조금 더 전으로 돌아가보면 군 생활때의 일이다.

당시 수발 업무를 보면서 필요할때마다 은행에 들러 돈을 찾아 서점, 마트에서 먹을거리와 책을 사서 돌아오곤 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은행에 들렀을때 창구직원의 영업으로 친디아 펀드를 들었다.

사실 아무 생각없었고, 군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냥 그 여직원이 예뻐보여서 가입했다.

그때까지만해도 영내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월급은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다. 130만원 남짓했었나?

아무튼 내가 먹을거 먹고 부대애들 사줄거 사주고 휴가 다녀오고 쓸만큼 써도 매달 통장에 100만원씩 남아있던 시절이였다.

돈은 노동의 대가로 받는 것이고, 그 외에는 모두 사기라고 DNA에 새겨져 있던 나였기 때문에 재테크라는 것 역시 곱게 보지 않았다.

그래서 재테크 역시 좋게 보지 않았다. 잘 모르기 때문에 뒷통수 맞을 것 같았다. 흔히 하는 말이 있지 않나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군대에서부터 독서의 참맛에 눈을 뜬 나는 한날 "4시간"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구입을 한 것인지 도서관에서 대출한 것인지 아니면 부대에서 월마다 나오는 책을 보게 된것인지 기억은 명확하지 않다.

아무튼 작가가 워낙 얍삽하게 재수없어서 저렇게 비겁하게는 살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뒤 그 책을 읽고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이의 감상평을 보며 마음을 고쳐 먹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졌다.

그때 선임들중 주식을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흘려 듣게 됐다.

당시 기아차가 만원 언저리였는데 지금 사서 몇년안에 몇배는 갈거라고 했다.

옆에서 주워들었는데 왜 이리 선명하게 남은걸까?

 

다시 뒤로가서 HTS에서 기아차를 검색해봤다.

7만원이 넘어갔다.

내가 이런 종목을 만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눈으로 보니 적은 금액이지만 그만 둘 수 없었다.

참고로 친디아 펀드는 개박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