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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8-19 Fever Ptich

알못의 OFFSIDE ::: ep5. 기적의 수학자 에메리의 11연승 3연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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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못입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더니 어느새 EPL10라운드까지 일정을 마치게 됐습니다. 기쁘게도 제가 응원하는 아스날이 이번 시즌 11연승을 달성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생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오랜만에 리뷰를 남기게 됐네요. 일단 앞선 리뷰에서 에메리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했었고 이어서 긍정적인 부분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예측해보는 영상을 제작하려고 했지만 이미 에메리호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마당에 그 기획은 시의적절치 않아보이네요. 한편으로 그만큼 경기를 치르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분석의 정합성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 점에서 에메리 감독이 아스날에 온 뒤 가지게된 장점들에 대해 다시 간략하게 짚어보자면

 

1. 에메리 부임으로 가지게된 아스날의 장점

1-1. 측면 빌드업을 활용한 속공 플레이로 공격의 템포를 살리다.

1-2. 상황에 따른 합리적인 선발 기용과 빠른 교체 타이밍으로 선수보호 및 경쟁력 강화.

 

를 들 수 있습니다.

 

벵거체제아래 답답한 지공상황에서 좁은 공간을 원투패스로 쪼개고 들어갔다면 에메리 체제에서는 측면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한층 간결하고 스피디한 진행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9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에서 그 효과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이 발생하는 만큼 장력도 늘어나 파괴력과 함께 정확도까지 늘어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그동안 부진하다고 느껴지던 외질이 맹활약을 펼칠수 있었던것도 이 늘어난 공간만큼 압박이 옅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여러게임에서 제한된 공격루트과 숏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하며 선수간의 호흡과 전술 적응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그런 제한을 풀어주면서 기존 아스날의 정체성과 에메리의 스타일이 접목되어 시너지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이기는 게임을 벗어나 심지어 재미까지 함께 잡아버린 것 같습니다.

 

물론 팀이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선제골을 기록한 레스터시티가 무리한 전방압박을 시도하다 공간을 내주며 오히려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느낌을 제법 받았는데요. 한점차 리드로 후반전 여포 아스날에게 쌍사대기 맞을 부담이 커서였겠죠? 그런데 레스터시티가 만약 지키는 플레이를 이어가면서 바디의 빠른발과 세트피스를 계속 노렸더라면 아스날이 과연 지금처럼 좋은 경기를 펼쳤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특히나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처럼 윙백들이 줄부상당한 상태에서 중앙으로의 압박이 강해지자 아스날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측면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 그간의 훈련이 빛을 잃는 순간이었죠.

 

아무튼 여러경기를 통해 에메리체제아래 아스날의 밑그림이 어느정도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무척 흥미진진하고 마음에 듭니다. 남은 경기들도 기대를 가지게 되네요.

 

에메리 감독은 매경기 선발 라인업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선수들의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체력과 기술, 전술적인 필요에 의해 선발라인업이 정해지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교체를 통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고 더 나은 상황을 이끌어내죠. 한골 먹히면 그대로 와장창 무너지던 아스날의 모습에서, 그토록 바라던 한골 먹히면 두골을 때려박는 끈적한 위닝멘탈리티를 짧은기간 선수들에게 심어준 것 같습니다.

 


벵거가 경제학자라면 에메리는 수학자의 기질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갈릴레오가 우주의 언어는 수학이라고 했다죠.

벵거감독이 선수간의 시너지가 만들어낸 예측불가한 변수로 눈을 즐겁게 했다면 에메리감독은 그것을 공식으로 풀어 상수로 눈을 즐겁게 만드네요.

 

유스들도 잘 성장해주고 있고 기존 선수들도 발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벵거감독의 공백으로 인한 부침을 생각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2. 램지의 재계약과 이적설

 

최근 아스날에서 팬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선수는 램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년 여름이면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램지와의 재계약이 거듭된 협상속에서도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팬들은 초조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기사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추측과 루머가 확산되면서 이런 불안감이 점차 증오나 분노로 표출되는 경우도 종종 목격 할 수 있구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램지가 아스날에 남으면 여러모로 써먹을 곳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2선과 3선 어디에 놔도 일정 수준의 플레이는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램지가 어느 포지션에서든 베스트에 들어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렇지는 않다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윙으로 뛰기에는 이워비나 미키보다 별로 일 것 같고, 공미로 뛰기에는 외질보다 섬세함이나 창의성이 떨어지고, 중앙 미드필더로는 에메리가 필요로 하는 수준의 빌드업 능력에는 못미치는것 같으니까요. 그럼에도 엄청난 활동량을 기반으로한 오프더볼이나 전방압박은 아스날에게 괜찮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스날 입장에서는 대체불가능한 수준의 퀄리티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고 램지가 원하는 200~250k 수준의 주급을 맞춰주는데 회의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램지가 다른팀으로 이적한다면 주급문제 뿐만 아니라 갓 태어난 쌍둥이 아들까지 3명의 자식들의 양육환경도 팀을 선정하는데 고려대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리그내 라이벌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을 높이는 추측으로 이에 대해 팬들은 크게 두가지 반응을 보이는것 같습니다.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램지가 부메랑이 되어 아스날에 일격을 가할 것이다.” OR “배은망덕한 선수 전혀 아쉽지 않다.”로 말이죠.

 

두 주장 모두 가능성이 있지만, 아스날 팬들에게는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논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램지는 다른팀에서 잘 할 수도 있고, 잘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스날이 램지의 공백을 잘 메울수 있는가 그렇지 못한가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재계약 가능성도 열려있기 때문에 에메리와 클럽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야겠죠.

 

3. 기타 단신

3-1. 2018년 여름이적시장 아스날 최고의 영입, 루카스 토레이라

루카스 토레이라의 영입은 환상적입니다. 아스날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중원에 안정감 더하는 선수로 첫경기부터 매우 돋보였고 현재는 어느 선수보다 주전의 입지를 굳혔다고 생각합니다.

 

3-2. 아스날 9월 이달의 선수 & 이달의 골의 주인공, 라카제트

이번시즌 라카제트의 폼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시즌말 부상복귀 이후부터 좋은 폼을 유지하더니 요즘은 물오른 감각을 한껏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전방에서의 몸싸움에도 능하고 오바메양과 경기안밖에서의 호흡도 잘 맞아 구너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죠. 아스날 9월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골의 주인공이 된 라카제트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3-3. 에메리 체제아래 가장 큰 발전을 이룬 선수, 알렉스 이워비

벵거감독의 양분을 먹고 에메리 감독아래 꽃을 피운 재능 알렉스 이워비는 오랜만에 데뷔시즌만큼 자신감 넘치고 강력한 임팩트를 팬들에게 남겼습니다. 무서운 저돌성을 선보이며 드리블로 상대를 흔들어놓는 크랙이 없던 아스날에 좋은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지컬이나 볼 컨트롤면에서도 크게 발전해서 삼촌 오코차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플레이를 펼치며 레스터시티전 MOM을 따냈습니다.

 

결론

에메리 체제 아래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한편으로 상실한 것 같았던 재미라는 요소가 최근 경기를 통해 많이 주입되고 있습니다.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에메리의 능력을 믿고 남은 시즌 선수들 사이의 수학적인 역학관계를 관찰하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너무 완벽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실수가 용인되는 첫 시즌 에메리의 행복축구가 계속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