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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알못의 영화

알못의 영화 11. 신과 함께 : 죄와 벌 "어이없게도 울컥하게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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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못의 영화 11. 신과함께 : 죄와 벌



안녕하세요? 알못입니다.


오늘은 작년 12월 20일에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 : 죄와 벌]의 때늦은 리뷰를 하겠습니다.


처음 제작발표가 있었을때 웹툰을 워낙 재밋게 봤던터라 기대감이 컷습니다. 특히 믿고보는 배우 하정우씨의 출연 소식을 듣고 더욱 신뢰를 키웠죠. 물론 '원작의 디테일과 방대한 세계관을 영화로 구현한다는게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텐데...'라는 약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기대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성비를 따졌을때 CG는 나쁘지 않았지만, 볼거리 위주의 구성이 원작의 스토리와 감수성을 일그러트리는 것 같았거든요. 수개월동안 애지중지 키워오던 기대가 한순간 꺼져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개봉일에 맞춰 먼저 관람했던 관객들의 이어지는 혹평속에 '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뒤 [원더], [세번째 살인]이 보고싶어 극장을 찾았지만, 편성과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마지못해 [신과함께 : 죄와벌]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경고]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소방관인 구자홍(차태현)이 화재현장에서 사망하는 것을 박진감 넘치는 CG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이 등장하여 자홍을 저승으로 인도하죠. 현장의 어수선하고 정리 안 된 분위기도 진짜 죽으면 저렇게 정신없지 않을까 싶어 한동안은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짧은시간 저승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역시 떡칠된 CG는 피로감이 쌓일수밖에 없었습니다. 각각의 지옥을 묘사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인 티가났지만 배경만 달라질 뿐이지 판결의 내용이나 방식은 일관성있게 프리패스 였습니다. (귀인이다보니 뭐 그럴수도 있겠죠.)



아무튼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반복되다보니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기가 힘들어지더라구요. 나갈까 그냥 참고 보고 있을까? 번민의 감정이 108번은 다녀간것 같습니다. 아무튼 꾹참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야기가 너무 산으로 가는겁니다. 이승에서 직계가족이 원귀가 되어 자홍의 재판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강림차사(하정우)가 이를 해결하기위해 이승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저승법상 차사는 이승일에 직접적인 개입을 해서 안된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쉽게 법을 어깁니다.



그 사이 자홍과 덕춘, 해원맥은 더욱 곤경에 빠지게 되고, 강림은 여전히 아랑곳 하지 않고 제멋대로 일을 처리해 나갑니다. 이 부분은 서양식 법에 익숙해진 저로써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판관 포청천 동기화중...) 그래도 영화 말미에 염라대왕(이정재)이 자신을 이렇게 놔두는 데는 이유가 있을거라고 하는 것을 보니 다음 영화에서 납득할만한 해답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또한 이 캐릭터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나 설명이 일언반구도 없다보니 연결고리가 빠진 느낌이랄까요? 좀처럼 영화에 몰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정도로 호화롭게 명배우들을 캐스팅해놓고 기능적으로만 이용하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영화에 대한 피로감이나 스트레스가 극심해질때쯤 말을 하지 못하는 자홍의 어머니역으로 출연한 예수정씨의 연기만큼은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느껴지는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특히 둘째 아들 수홍(김동욱)과의 대화장면에서는 고개를 돌려야 할만큼 눈물이 갑.툭.튀어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이면으로는 어지럽혀진 방안을 크고 두꺼운 이불로 쉽게 덮어버리려는 안일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 '분명 이 영화 흥행은 하겠구나.'싶었죠.


[국제시장], [7번방의 선물] 등 한국영화의 흥행공식 답습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잘 만든 영화였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상업적으로만 치우친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기대감을 최대한 낮추고 봤기때문에 아주 못볼 정도는 아니었지만 딱히 두드러지게 좋았던 점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처음부터 원작의 설정만 가져오고 주인공들의 이름은 싹다 바꿔서 새로운 캐릭터로 이야기를 풀었더라면 어땟을까? 그 접점에 원작의 캐릭터들이 까메오 형식으로 등장했더라면 원작을 좋아하는 팬들과의 마찰없이 더 풍성하게 영화를 채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원작과 비교 당하며 그와중에도 개봉 2주만에 천만관객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시고 한번쯤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새해에는 모두 효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