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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알못의 영화

알못의 영화 13. 리틀 포레스트 "작은 숲에 잠시쉬어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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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못의 영화 13. 리틀 포레스트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


어제 그러니까 2018년 2월 28일에 임순례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개봉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볼만합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원작 만화 <리틀 포레스트>



두편으로 제작된 모리준이치 감독의 일본영화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 겨울과 봄>



일본영화를 워낙 만족스럽게 봐서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자칫 색깔을 잃어버리거나 과하게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여유롭게 잘 풀어냈습니다.


개성과 몰개성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것 같네요.





본격! 귀농장려영화?!!

도시생활에 지친 혜원(김태리)은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을 만납니다. 잠시 쉬다가려던 생각과 달리 시골에서 직접키운 농작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면서 잃었던 기억과 생기를 되찾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제가 보기에 농촌의 실상과 다른 도시민들의 판타지스러운 장면들을 곳곳에서 발견 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사이사이 현실적인 문제들을 무겁지않게 드러내면서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들이 깍두기처럼 들어있어 있습니다.





일본영화와 다르게 왜 이렇게 친절한거야?

분명 지나치게 친절한 서술이나 묘사가 있었습니다. 관객 스스로 무엇을 발견하고 느끼고 해답을 찾기를 기다려주기보다 '이건 이래서 그런거야'라는 식의 한국 상업영화 특유의 '참견'이 있습니다. 이는 긴긴 사계절을 한편의 영화에 담아내야한다는 구조적인 요인도 한몫해서겠죠. 


속전속결(速戰速決)


한편으로 이런 특징은 기존 일본영화와 다른 차별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고 해야할까요?





배우들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일본영화와 달리 '인물간의 관계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 우쭐거리며 다른 사람의 일에 참 쉽게 참견합니다. 그렇게 갈등을 만들고 어떻게든 부대끼며 타협점을 찾아가죠.


때로는 자리를 뜨기도 하구요.





시골은 작은 집단입니다. 도시처럼 생활반경안에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죠. 그래서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 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령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두명 있는데, 관내에 커피숍은 한곳밖에 없고 다른 곳에 가려면 차로 족히 30분은 빠져나가야 한다고치면, 둘은 싸워도 다시 만날 확률이 높고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할 확률도 더 높아지겠죠.

(물론, 만날때마다 으르렁댈수도 있겠지만요.)


그런의미에서 이 영화는 은숙이 다니는 농협을 적절히 활용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갑자기 '앜'소리 나올정도로 오글거리는 멘트들이 등장할 때 입니다. 다음씬으로 넘어갈때까지 아주 곤혹스러웠습니다. 반면 좋았던 장면 혹은 대사도 많이 있어서 상쇄되는 느낌?!


배우분들의 연기도 자연스러웠습니다. 문소리, 김태리, 류준열씨 모두 검증받은 배우들이고, 이번 영화를 통해 알게된 진기주 역시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고 생각합니다. 간간히 등장하는 현지 어르신?!들의 어색한 연기는 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자연을 벗삼아 생활하고, 맛있는 음식을 손수만들어 친구들과 나눌수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 영화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어느정도 휴식을 제공합니다. 봄이 오기전 이 영화로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것도 좋을듯하네요.


영화가 발표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걸 왜 만들었지?'라고 생각했지만 일본판이나 한국판이나 서로 비교대상이 아닌 각자의 특색을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라 생각합니다. 


각국의 사시사철을 아주 편안하고 포근하게 담아내고 있죠.

다음에는 노르웨이를 배경으로한 '리틀 포레스트'가 나오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가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