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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알못의 영화

알못의 영화 ::: 국가부도의 날 ::: 노잼이라고? 페미니즘이라고? 빅쇼트 표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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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못입니다.

오늘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포스터만 보고 뻔한 이야기 같아서 안 볼 생각이었는데 인터넷상에서 오목조목 근거를 대가며 혹평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주로 제가 한국 영화를 비판할때 드는 이유들이라 이번에는 또 얼마나 똥을 싸놨길래 이러나 싶더군요. 


이런 못되고 변태같은 호기심에 이끌려 극장을 찾게 됐습니다.


우선 혹평을 하시는 분들의 이유를 살펴보면

1. 영화 <빅쇼트> 표절 혹은 하위호환 한국버전이다.

2. 지나치게 계몽주의적이다.

3. '여성혐오' 혹은 '페미니즘' 정서를 첨가한 것은 사족이다.

위와 같은 의견들이 큰 골자인것 같은데 확실히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를 다 본 뒤 드는 생각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보다 '이 영화가 왜 이렇게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을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역으로 변호를 하고싶은 마음이 생겨 이렇게 리뷰를 남기게 됐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먼저 영화를 보신분들의 불만은 충분히 공감하구요. 저 역시 어떤 정보도 없이 봤다면 당연히 지금 느낀 감상과는 달랐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아예 볼 생각조차 안했을 것 같네요.


-경  고-

이 리뷰는 <국가부도의 날>과 <빅쇼트>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 해 볼게요.

1. 영화 <빅쇼트> 표절 혹은 하위호환 한국버전이다.

확실히 구조적으로 <빅쇼트>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사건자체가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기만행위를 골자로 하기때문에 유사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것 같구요. 특히 유아인이 연기한 윤정학을 비출때는 지나치게 베낀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두 영화 모두 크게 세 부류의 사람들로 나뉩니다.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권력집단과 이를 예측해 이득을 챙기려는 투자가,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모르고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의 소시민들이죠. 

<빅쇼트>는 사건을 예측해 이득을 챙기려는 투자가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관객들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성공스토리를 보며 몰입하게 되죠.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뒤 영화말미에 몇줄의 텍스트로 수백만의 피해자를 적시해 묵직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반면 <국가부도의 날>의 경우 세부류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특정해놓고 이야기를 배분해 나가는 방식을 취합니다. 기본적인 이야기의 주체는 권력집단에 두고 있지만, 다른 부류의 사람들의 모습 역시 놓치지 않고 친절하게 묘사하죠.

아마도 영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보시는 분들이라면 여기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을 받으셨을것 같습니다. 특히나 <빅쇼트>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더 불편해 하시는 것 같구요. 2시간 남짓의 러닝타임동안 어설프게 전체를 묘사하기보다는 특정한 부분에 집중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영화가 끝난뒤 관객들이 나머지 의미를 채울 수 있게 비워뒀으면하는 아쉬움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2. 지나치게 계몽주의적이다.

연결해서 말씀드리면 대중적인 영화에 예술의 잣대를 들이대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얕게나마 사건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의도로 제작되었으니까요. <빅쇼트>가 청불등급인데 반해 <국가부도의 날>은 12세등급으로 나온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추측컨데 10대 초중반 나이대의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세밀한 부분까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달리말하면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보거나 혹은 대화 할만한 주제로써 이 영화가 가치를 가지게 되죠. 또한 20여년전 IMF사태를 몸소 겪은 50대 이상의 세대 역시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영화는 친절해질수 밖에 없겠죠. 

영화 말미에 감독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명확하게 던집니다. 확실히 계몽적인 성격을 담고 있죠.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라면 불가피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런점에서 영화에 대해서나 IMF사태에 대해 잘안다고해서 이 영화의 서술방식을 지적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사건에 대해 잘 안다면 첨언을 통해 좀 더 객관적이고 세밀한 시각을 제시하는것이 마땅한것 같네요.



3. '여성혐오' 혹은 '페미니즘'정서를 첨가한 것은 사족이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한시현의 정의로운 행동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에 페미니즘 영화가 아니냐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선을 넘는 수준은 아닌것 같습니다. 남자는 악, 여자는 선이라고 하기엔 한시현의 편에 서서 보좌하는 남자 직원도 있고, 전 경제수석 역시 끝내는 한시현의 의견을 들어줬으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권력관계를 메인에 두고 페미니즘적인 요소를 사이드 메뉴로 내놓았다고 보는게 옳지 않을까요? 

확실히 이 영화를 걸작이라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많이 눈에 띄구요.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의도자체가 원래 그런것이라면, 예술적가치보다 대중성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수 있는 부분인것 같네요. 그런점에서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영화산업에서 제작비 회수를 위해 여러가지 부가요소들을 첨가 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를 볼륨을 살려서 장편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본드라마 <히어로> 처럼요.)

김혜수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배역과 너무 잘 어울렸고, 유아인의 과잉된 감정연기에 대한 설명과 허준호와의 관계로 인한 김혜수의 갈등도 묘사 할 수 있었을텐데 일회성으로 소모된게 아깝네요.



마지막으로 제 주변에는 외국영화 기피하시는 분들도 많으셔서 <빅쇼트>를 안보신분들도 많은데, 굳이 두작품을 비교하면서 보기보다는 같이 참고해서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이상 <국가부도의 날>에 대한 변호를 마치겠구요. 더이상의 판단은 각자에게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