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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알못의 영화

알못의 영화 14.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이제는 꼭 봐야할 의무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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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 영화가 개봉할때마다 극장을 찾는것은 하나의 의무였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마블 스튜디오는 10주년이 되었고, 더 많은 히어로들이 한곳에 모였습니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그동안 구축해오던 모든 마블의 세계관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2012년 [어벤져스], 2015년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그랬던것 처럼 일종의 중간정산을 마친거죠.


개봉할때마다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정시점까지 침체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기준으로 다시 중간정산을 마쳤을때, 더이상 제게 흑자는 아닌것 같습니다.


<주의 : 지금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줄거리는 심플합니다. 타노스라는 강력한 적에 맞서 모든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싸우는 내용입니다. 


타노스는 제한된 우주자원을 두고 지나치게 많은 인구가 존재하며 그 때문에 인류 전체가 멸망을 향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사명이 인류의 절반을 줄이는 것이라 믿고 있죠. 그 목표를 완수할 도구로 강력한 힘을 가진 건틀렛 완성시키기 위해 보석들을 찾아 다니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히어로들과 부딪히게 되는거죠.


이는 현실세계와도 대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세기 인류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파시즘이나 나치즘과도 비유가 가능할 것 같고, 현대의 환경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제한된 자원, 무분별한 개발과 처치곤란의 쓰레기 문제는 현인류에 닥친 커다란 숙제니까요.


아무튼 타노스는 자신의 의지를 확고하게 밀어붙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수양딸 '가모라'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야 말죠.



이런 선택은 다른 장면에서도 몇번 나옵니다.


인질로 잡힌 가모라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죽여달라던 장면과 비전이 자신을 희생시키며 이마에 박힌 보석을 부숴달라고 완다에게 부탁하던 장면과 유사하죠.


같은점은 모두 목적에 동의하는 행동을 취한다는 것이고, 다른점이라면 상대가 원하는 희생인가 아닌가의 차이 정도가 되겠네요.


이번 시리즈에서 생각해볼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흥미롭게 보이는 지점이 없지 않지만, 보면서 중간중간 졸음이 올정도로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몇가지 이유를 찾아보자면,



첫째, 힘의 밸런스가 엉망이었다. 일례로 영화 막바지 완다가 껌처럼 씹어먹던 악당을 초반에는 굉장히 어렵게 상대하며 심지어 블랙위도우보다 유약하게 그려졌던 점이 의아했습니다.



둘째, 너무 많은 숫자의 히어로의 등장으로인해 인물들이 스토리에 제대로 들러붙지 못했다. 한편의 영화에 좋아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흥행에 있어서 굉장한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깊이에 도달하지 못해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흡사 아이돌그룹처럼 개개인의 색깔을 심도있게 보여주기 어려운 점이 있었죠. 물론 그것이 잘 융화 될수도 있겠지만, 20명의 멤버를 가진 아이돌 그룹이 있다면 4분짜리 곡에 자신의 개성을 얼마나 실을수 있을까요.


이는 분명 영화라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시리즈물로 기능하기에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블도 이걸 모르는 건 아니겠죠. 그래서 인피니티 워가 상편이라면 내년에 개봉할 영화는 하편으로 구성되며 앞서 설명하지 못한 부분들을 좀 더 밀도있게 다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음편은 미드<기묘한 이야기>처럼 타노스의 뒤집어진 세상으로 묘사하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한동안은 또 다시 각각의 시리즈에 집중하며 다른 떡밥들을 날리겠죠.



이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 "이제는 의무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말은 이제는 이런식의 패턴도 너무 뻔하고 식상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오락영화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단순히 오락에 그친다면 어릴때 보던 "후레쉬 맨"과 별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트랜스포머 시리즈가 그래서 망했죠.)



예전에는 이런 유치함도 어렵지않게 몰입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이걸 '내가 왜 보고있지'라는 자각이 시시때때로 집중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졸린게 아닌가 싶네요.


물론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10월에 개봉할 [베놈]을 기다리고 있는 호갱입니다.ㅠㅠ(톰 하디와 미셸 윌리엄스의 합류라니 감격ㅠㅠ)



마블 스튜디오의 10주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10년도 굳건하길 바라지만 이제는 나이가 많이들어버린 히어로들의 은퇴를 어떻게 준비할지도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