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못의 책 리뷰 ::: 커트 보니것 ::: 제5도살장 ::: 드레스덴 폭격과 외계인과의 만남
안녕하세요? 알못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책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릴때부터 독후감을 써본적도 거의 없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군대시절부터라 조리있게 잘 설명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처지라 잘해야 한다는 강박은 내려놓고 언젠가 이 영상을 보며 ‘그래 내가 이 책을 읽었었지’하고 기억 할 정도로만 정리해도 만족할 것 같은데요. 들으시는 분들도 얼빵한 유튜버 하나가 닉값한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입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수록된 책으로 읽었구요. 총 288페이지의 길지 않은 장편소설이라 진입장벽이 생각보다는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담고있는 함의를 모두 이해하는 것은 제 능력밖의 일이라는 것을 서두에 말씀드리구요. 대단한 분석이나 통찰은 없지만 주관적으로 느낀 감상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 책을 선정하게 된 계기는 가장 최근에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파편성이 유튜브 채널의 성격과도 잘 들어맞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탈출하실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책 소개를 하자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빌리 필그림이 겪은 드레스덴 폭격과 트랄파마도어 행성의 외계인을 만나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를 종횡무진 뒤섞여 놓았는데요.
실제 드레스덴 폭격을 경험한 작가 커트 보니것은 이 책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모든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대체로는. 어쨌든, 전쟁 이야기는 아주 많은 부분이 사실이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이 드레스덴에서 자기 것이 아닌 찻주전자를 가져갔다는 이유로 정말로 총살을 당했다.”
첫 문단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책은 반전을 주제로 담고 있고, 전쟁에 얼마나 무의미한 희생이 따르는지를 시작부터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고작 찻주전자 하나가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용인될 수 있는 환경 즉 전쟁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이는지 말해줍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학습된 내용이기 때문에 색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차별점은 필자가 소설 속 현장에 존재하면서 빌리를 내세워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액자구조 형식을 띄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참혹했던 참상의 기억을 그대로 옮기기 괴로워서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같은 이유에서 외계인을 등장시켜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잘게 조각내어 바라보게 만드는 작법 또한 이 비인간적인 사건을 멀리서 조망하며 감상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분위기가 침전되지 않는 것 같구요.
작중 등장하는 외계인의 설정 또한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이 트랄파마도어인은 모든 시간에 존재하고 또한 모든 시간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본문 2장에서 묘사하기를
“트랄파마도어인은 예를 들어 우리가 쭉 뻗은 로키산맥을 한눈에 볼 수 있듯이 모든 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들은 순간이 영원하다는 것을 봐서 알고 있고, 그 가운데 관심이 있는 어떤 순간에도 시선을 돌릴 수 있다. 마치 줄로 엮인 구슬처럼 어떤 순간에 다음 순간이 따르고 그 순간이 흘러가면 그것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린다는 것은 여기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착각일 뿐이다.”
라고 합니다. 모든 시간의 행적을 로키산맥처럼 한눈에 볼 수 있고 그 가운데 관심있는 순간을 마치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상을 찾듯 뒤적여 볼 수 있다니요. 이 얼마나 신박한 발상입니까?
특히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데 이거 생각하다보면 블랙홀처럼 시간이 훅 빨립니다. 저로서는 점점 더 자유의지를 믿지 않게 되더라구요.
작가 커트 보니것 역시 결정론적인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작성한 글인 것 같습니다.
자유의지를 이야기 하다보면 나오게 되는 질문으로
‘그렇다면 범죄자는 자의로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게 되는데 처벌 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제 대답은 ‘처벌 할 수 있다’ 입니다. 그것이 인류가 거듭된 시험을 통해 만든 시스템이니까요. 하지만 더 중요하게 다뤄야할 부분은 범죄자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죄자가 되는 조건으로 생물학적인 유전인자와 경험으로 인한 동인이 있다면 그가 그런 경험을 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만약 히틀러가 미술적인 재능을 인정받고 화가의 길을 걸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을까요? 지금으로써 할 수 있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고, 히틀러는 화가가 되지 않았다는 것 뿐 입니다. 미래에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또 하나 이 책의 재미있는 설정은 빌리 필그림이 외계인의 행성 트랄파마도어에 갔을때의 상황입니다. 트랄파마도어인들은 지구인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마치 우리가 동물들을 관찰하듯 인간을 바라봅니다. 저는 이부분에서 외계인을 인공지능으로 치환해서 상상해봤는데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그 감상은 직접 책을 읽으면서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여기까지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봐요 안녕~
작가 : 커트 보니것
출판 :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50)
정가 : 12,500원
블랙유머로 무장한 휴머니스트 커트 보니것의 독특한 반전(反戰)소설!
:::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최고의 명저 100’
:::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소설’
::: 1998년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2020 > 알못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못의 책 리뷰 ::: 마션, 랩걸 ::: 식물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책 ::: 앤디 위어, 호프 자런 (0) | 2018.12.12 |
---|---|
알못의 책 리뷰 ::: 세계미래보고서 2018 :::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가이드라인 ::: 박영숙, 제롬 글렌 (0) | 2018.11.27 |
알못의 책 22.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0) | 2017.08.10 |
알못의 책 21. 정해진 미래 (0) | 2017.08.10 |
알못의 책 20. 시작된 미래e (0) | 2017.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