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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8-19 Fever Ptich

알못의 OFFSIDE ::: ep9. 진다는게 이런 느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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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못입니다.

한동안 아스날이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어서 할 말이 없었는데, 사우샘프턴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22경기 무패행진의 기록이 깨져버렸네요. 기록행진이 멈춘것은 굉장히 아쉽지만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한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아스날은 왜 항상 이맘때가 되면 무너지는건지 아쉬울 따름이네요. 지난시즌에도 맨유전을 기점으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경기력이 하락했었는데, 앞으로 치르게될 박싱데이 일정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우선 어제의 패배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봤는데요. 에메리 감독은 토트넘전 승리를 이끈 3백 전술을 여전히 고수 했습니다. 처음 3백을 들고나온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왼쪽 풀백자원으로 분류되는 몬레알과 나일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콜라시나츠가 복귀했었죠. 콜라시나츠는 공격지원면에서는 상당한 장점을 보이지만 수비부분에서는 항상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기용 가능한 왼쪽 수비수가 콜라시나츠 한명뿐이고, 풀백의 공격적인 활용을 지향하는 에메리 감독의 성향상 3백 선택은 굉장히 합리적이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죠. 매경기 문제로 지적되던 아스날의 뒷공간에 센터백 한명이 추가되면서 수비적으로도 안정감을 더하게 됐고, 이에 힘을 받아 윙백들은 상대진영으로 깊숙히 전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을 한 번 살펴보면 11월 A매치기간 이후 아스날은 4주동안 7경기를 치룹니다. 4일에 한 경기 꼴로 치룬셈인데요. 상당히 고된 일정이죠. 

11.25.(일) 본머스 1 : 2 아스날

11.30.(금) 보르스클라 폴타바 0 : 3 아스날

12.02.(일) 아스날 4 : 2 토트넘

12.06.(목) 맨유 2 : 2 아스날

12.09.(일) 아스날 1 : 0 허더즈필드 타운

12.14.(금) 아스날 1 : 0 카라바흐

12.16(일) 사우샘프턴 1 : 0 아스날


물론 다른 빅클럽들도 같은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그런점에서 문제의 원인을 단순히 일정탓으로만 돌릴 수 없겠죠. 에메리감독은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가용자원안에서 적절하게 로테이션을 돌렸습니다. 그럼에도 유럽대항전을 치르지 않는 다른 약팀들보다 체력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겠죠. 게다가 중하위권팀들은 이 박싱데이를 철저하게 이용합니다. 터프한 수비에 관대한 EPL심판들의 특성도 경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죠. 그런면에서 강한 압박에 취약한 아스날은 경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맨시티는 워낙 잘짜여진 조직력과 전술, 선수 개인의 능력면에서 타팀을 압도하다보니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을것 같구요. 리버풀 역시 부상자가 많이 발생한 가운데에도 여전히 강력한 마누라라인과 밀너같은 살림꾼에 반다이크, 알리송이 든든하게 후방을 지켜주고 있죠.

토트넘과 첼시는 앞서 말한 팀들에 비해 비교적 등락의 폭은 크지만 어찌되건 꾸역꾸역 골을 넣으며 결과물을 내고 있죠. 이번시즌 아스날도 경쟁에서 쉽게 밀리지 않고 제법 잘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라운드에는 수비진의 과다출혈이 있었고,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도구가 부족했던것 같네요. 항상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시하던 에메리 감독의 해답을 찾지 못하는 표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스날은 맨유전에서 성장세의 롭 홀딩을 잃고, 무스타피의 햄스트링 부상과 소크라티스의 경고 누적이 겹치면서 주전 센터백 3명의 출전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전문센터백이 이제 갓 부상복귀한 코시엘니 한명밖에 남지 않은데다가 경기전 콜라시나츠까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공수양면으로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죠. 나일스는 2일전에 풀타임을 소화했으니 몬레알이 윙백으로 출전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거기에더해 사우샘프턴의 제공권을 제어하고 전방압박에 대항한 롱패스를 위해 자카와 리히슈타이너가 좌우 센터백 역할을 맡게되죠. 문제는 두선수 모두 전문센터백이 아니다보니 호흡이 잘 맞지 않아 보였고, 코시엘니의 경기력도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중원에서는 상대의 공격을 너무 쉽게 허용했죠. 문제는 오른쪽 주전 풀백 베예린 마저 잃으면서 아스날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래도 이번시즌 아스날은 쉽게 지지 않죠. 베예린 대신 투입된 라카제트는 눈에 띄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현혹시키며 두번째 동점골을 어시스트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실책으로 인해 아스날은 승점을 모두 놓치게 됐죠.  

그동안 아스날에 지적되어오던 단점들과 여러가지 악재가 한번에 겹친 경기였습니다. 어찌보면 지는것이 당연해보이는 결과처럼 느껴지기도 했구요. 

결과론적으로 이미 올라가는게 확정된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전에 라카제트와 외질을 선발 제외하고 사우샘프턴전 라인업을 좀 더 공격적으로 극대화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주중 리그컵에서 토트넘을 상대해야하고 이후의 일정들도 빡빡하기 때문에 스쿼드를 분리 운영한 것에 대한 이해도 충분히 됩니다.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싶었던만큼 카라바흐전에서도 확실한 승리를 위한 카드를 필요로 했던것 같구요. 

현재 아스날의 상황상 모든 대회에 승리를 노리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됩니다. 뼈아픈 패배지만 아직 3, 4위 경쟁에서 한걸음 뒤쳐졌을 뿐이니 버릴건 버리고 취할것은 취하는 결단이 필요한 것 같네요. 그런면에서 이번 리그컵 토트넘전에서는 유망주들로 스쿼드를 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무엇보다 아스날의 우선순위는 챔스복귀이기 때문에 다른 대회는 다 포기하더라도 리그와 유로파에 올인하는 플랜을 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더불어 에메리의 플랜A에 대한 문제도 대두되고 있지만, 외부요인으로 인한 스쿼드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서 아스날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면 좋겠네요.

앞으로 아스날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길 바라겠구요. 지금까지 알못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