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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8-19 Fever Ptich

알못의 OFFSIDE ::: ep10. 에메리의 실수 & 350k에 발목잡힌 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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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알못이다.

오늘은 그동안 에메리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만한 사실에 대해 이야기 해야겠다.

우선 나는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카라바흐전부터 에메리의 행보가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이유인 즉, 부상복귀한 외질과 잘하고 있던 라카제트의 활용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이미 32강 진출이 확정된 경기에 주전 공격수를 두명이나 넣은게 쉽게 이해가 안됐다.

물론 무패행진은 위닝 멘탈리티를 이어가는데 중요하니까, 또 박싱데이를 앞둔 시점에서 스쿼드를 분리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틀뒤 사우샘프턴전에서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무패행진의 기록이 깨지고 말았다.

이때까지만해도 뭐 22경기나 무패기록을 이어왔으니까 질책보다는 그동안 나름 선방해왔다고 자위했다.


패배의 충격이 가시기도전에 언론은 아스날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외질이 있었는데, 이부분은 뒤에 따로 이야기 해야겠다.


아무튼 그 뒤로 토트넘과의 주중 리그컵 경기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에메리가 이 경기는 버리길 바랐다.

그런데 웬걸 에메리는 가용 할 수 있는 주전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물론 라이벌전이기도 하고 우승컵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당시 아스날 수비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 경기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경기였다.

만약 초반부터 아스날이 리드를 잡았다 한들 토트넘을 상대로 주전선수들을 쉽게 교체 할 수 있을까?

반대로 수비쪽 전력누수가 심한 상태에서 이길 확률이 떨어지는 경기에 주전선수들로 베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까?

이겼다고해도 주전선수들의 체력소모로 인해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리그경기를 놓칠 위험이 더 높아진다.

물론 이건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고 무엇보다 이틀뒤 번리전에서 승리를 따냈으니까 에메리에 대한 여러 의문들을 그냥 넘겼다.

그런데 이번 브라이튼전 무승부는 앞선 에메리의 반시즌을 되짚어볼만한 계기가 된 경기였다.

지금껏 경기력이 똥망이더라도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에메리는 칭찬을 받았다.

그렇다면 경기력과 결과 마저 놓친 지금 쓴소리 한번쯤은 들어도 되지 않을까?

 

지금부터는 사실보다는 나의 뇌내망상에 가깝다.

그러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우선 에메리의 그동안 경기들을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을 확인 할 수 있다.


1. 전반에 약하고 후반에 강하다.

2. 후방에서 측면으로 전개하는 것을 좋아한다.

3. 공격은 GOOD!, 수비는 BAD!


지난시즌 벵거의 아스날이 홈 극강 어웨이 극악의 징크스를 가졌다면, 이번시즌 에메리의 아스날은 전반 극악 후반 극강의 징크스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전반과 후반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예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에메리는 전반전 아스날에게 새로운 사고를 주입했다. 

2선 중앙에 위치한 외질을 통한 볼배급을 일절 금하고,

3선에서 혹은 수비라인에서부터 측면으로 다이렉트로 붙여주면서 공수전환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가 아스날의 뒷공간을 항상 털리게 만들었다는게 아이러니지만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신선함으로 비참한 마음을 희석시켰다. 

(이런 비참함을 덜어내는데는 토레이라의 활약도 한몫했다.)


그리고 후반전은 빠른 교체로 기존 아스날의 색깔과 새로운 아스날의 모습이 융화되면서 훨씬 나은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고, 에메리의 빠른 결단과 용병술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이런건 플랜A를 고집하던 벵거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으니까.)


이때 나는 에메리 축구의 완성된 모습이 후반전의 퍼포먼스에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말해 기존 아스날의 색깔(지공 상황에서의 패스 앤 무브)과 함께 에메리의 전술(측면을 활용한 빠른 역습)이 적절히 배합되어 최적의 모습이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내가 큰 착각을 한 것 같다.


예전에 벵거가 인터뷰에서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빠른 교체를 통해 효과를 본다는 것은 그 감독의 선발 라인업이 잘못됐다는 말이다."

물론 나는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벵거 감독처럼 플랜A와 점유율을 중요시하는 축구에는 이 말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효율에 집중하는 감독이라면 빠른교체 역시 계획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에메리는 어떤가?

에메리는 항상 전반전을 말아먹었다. 물론 동점상황을 이어간 경기도 많으니 말아먹었다는 표현이 다소 가혹하게 들릴수도 있겠다.


하지만 후반전 에메리가 약으로 들고나온 전술이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벵거의 전술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


아무튼, 앞서 이야기 했듯이 나는 에메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후반전의 모습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금의 선수기용을 보면 이런 생각에 물음표를 띄우게 만든다.

어쩌면 에메리는 오히려 전반전의 모습을 아스날에 안착시켜려는 것은 아닐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장기집권해온 퍼거슨이 떠난뒤 휘청이는 맨유의 모습을 보면서, 아스날은 22년간 집권해온 벵거감독 이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위험을 감지하고 에메리 감독이 아스날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간극을 메우고 연착륙하는데 활용한 것은 벵거의 전술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거듭되고 시즌 중반에 다다르면서 에메리는 자신의 색깔을 강하게 내비치는듯 하다.

찔러주는 패스는 좋지만 그만큼 위험을 노출시키는 귀엥두지를 꾸준히 선발 출전시키는 모습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여름부터 계속 링크되는 바네가라든가, 포르날스 등을 보면 외질과 램지는 에메리의 뉴플랜에 포함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라카제트까지도...)


이번 브라이튼전 상황을 보면 더욱 쉽게 이해 된다.

에메리는 자카-토레이라-귀엥두지로 3미들을 구성했지만 어느 선수하나 볼을 주고받으며 전진 할 선수가 없었다.

3선이 앵커라도 박힌것처럼 요지부동인 상태에서 외질 혼자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이런 결과를 우린 다 안다. 아마 에메리도 알거다. 아니 모를리 없다. 몰라선 안된다.

이따금 오바메양에게 연결된 공중볼이나 라카제트가 악착같이 지켜낸 상황 이외에는 이렇다할 장면이 없었다.

리히슈타이너의 삽질도 한몫했지만, 그렇다면 리히슈타이너를 교체해줬어야 하는것 아닐까?


어이없게도 에메리는 선발라인업에서 전술을 수정하는 대신 외질을 이워비로 교체시켰다.

이 경기를 쉽게 가져가려면 오히려 귀엥두지를 빼주는것이 나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애초에 램지를 활용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전방에서 그나마 잘 비벼주던 라카제트는 왜 빼버린 걸까?

앞서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말이지.

내가 느끼기에 지금의 매질은 선수단 장악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전술에 안맞는 선수들은 나가라는 수준의 무언의 압박으로 느껴진다.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단연 외질이다.

외질은 주급 350k에 발목잡혔다.

재계약후 당분간은 로열티에 대한 후광효과를 받았지만

감독이 바뀐 이번시즌 외질의 일거수일투족은 비판의 잣대가 되었다.

팬들은 아스날 최고주급자 외질에게 모든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

아마도 벵거감독이 남아있었다면 외질은 훨씬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에메리 체제에서 외질이 혼자 할 수 있는건 그다지 많지 않다.

그저 에메리의 플랜이 실행되기전까지 벵거의 전술을 수행해줄 선수에 불과한듯하다.

이건 아마 외질이 기대했던 내용은 아닐것이다.


아스날 입장에서 외질의 재계약은 꼭 필요했다.

더이상 에이스를 쉽게 넘기지 않는 결연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아디다스의 커머셜딜에도 미세하게남아 도움이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복귀가 무산된 시점에서 벵거가 해임되고, 에메리가 부임하면서 새로운 플랜을 짜는데 외질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에메리가 아스날에 쉽게 적응하는데 외질이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한듯 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아스날에 외질의 자리가 있을까?

현시점에서 그다지 가능성있는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는다.

외질의 높은 주급은 누구보다 외질 본인에게 큰 제약이 된다.

내 생각에 외질이 벤치에 앉아서 온갖 비난을 들으며 아스날에 남아있을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이렇게 높은 주급을 감당할 팀이 유럽 5대 리그 안에 있을까?

결국 주급을 삭감하거나, 아스날이 일부 지원해주는 방향이 될텐데...

누구에게 더 마이너스가 될까?


물론 이런 예상들이 모두 나만의 뇌피셜일수도 있지만, 제법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나?

에메리가 지금껏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속에는 왜 저럴까라는 의문이 들지 않나?

그리고 그런 의문들 때문에 이런 주장이 제법 그럴듯하게 들리는 건 아닐까?


개인적인 예상으로 에메리는 아스날을 EPL의 세비야로 만들 계획을 세운 것 같다.

과연 앞으로 에메리가 성공 할 수 있을까?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에메리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이적시장을 두번 더 거친 다음 시즌부터 다시 씌어져야 할 것 같다.

완전히 새로운 아스날, 앞으로 아스날이 가지게될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런걸 생각하다보면 이런 변화가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