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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알못의 책

알못의 책 11. 콘텐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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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못의 책 11. 콘텐츠의 비밀


 


요즘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어제도 도서관에 들러 이런저런 책들을 둘러보던중 흥미를 이끄는 책제목이 있어 집어 들었다. 약 200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짧은 시간에도 금방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만들고 있는 블로그 혹은 유튜브와는 다른 애니메이션이라는 포맷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일본 특유의 분석력

사람들마다 일본에 대해 여러 시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내가 느낀 특징 중 한가지는 '일본은 분석하길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는 분석하고 정리하여 상품을 만드는 것에 능통한것 같다. 물론 내가 주로 접하는 일본 문화라는 것이 드라마, 소설, 자기계발서 위주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저자 : 가와카미 노부오

1968년생으로 교토대학 공학부를 졸업한 후 1990년에 (주)소프트웨어재팬에 입사했다. 1997년 IT기업 (주)도완고(DWANGO)를 설립해 대표이사직에 올랐으며, 2014년 출판 대기업 카도카와와 손을 잡고 새롭게 출범한 (주)카도카와 도완고(KADOKAWA DWANGO)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올 3월(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을 때 1년 안에 알파고와 맞설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도완고는 기존의 자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에 새로운 패턴 인식 기술을 접목해 알파고 이상의 능력을 갖춘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개발 중이다.

그는 2006년부터 웹서비스 '니코니코 동화(니코동)'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이트는 회원 수만 5천만 명이 넘는 일본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다. 한편 2011년 스튜디오 지브리에 수습 프로듀서로 들어가, 작품 기획 및 제작에 대해 배우면서 이 책을 썼다.

 

스튜디오 지브리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에 대한 것이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하기위해 1985년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에 의해 설립되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칭은 사하라사막에 부는 열풍을 뜻하는 리비아어 'ghibli'에서 유래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의 비행기 이름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천공의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반딧불의 묘(1988), 붉은 돼지(199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콘텐츠는 무엇인가?

이 책의 1장에서 콘텐츠는 '정보의 내용 혹은 알맹이'로 그리고 매체 즉, 미디어는 '콘텐츠를 담는 용기'로 정의 내린다.

 

콘텐츠나 매체는 흔히 사용하는 익숙한 용어지만, 애니메이션의 '정보의 량'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 나오는데, 이는 섬세함의 표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정보량이 많은 작품은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작품"이며, 이런 작품은 주로 어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객관적 정보의량은 '선의 수'와 연관되어 있으며,

실사> 선이 많은 애니메이션 > 선이 적은 애니메이션 순으로 정보의 량이 많다.

 

'객관적 정보의 량'이 있다면 반대로 '주관적 정보의 량'도 있지 않을까?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크게 그린다. 과장해서 억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크기로 그린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다." 정도로 주관적 정보의 량을 이야기 한다. 이부분은 사실 약간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대충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다.

 

인사적인 대목은 '실사 영화는 객관적 정보의 량이 많지만, 뇌가 인식하는 정보의 량 자체는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미야자키의 비행기가 더 선명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은 배경을 철저하게 제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각시키고자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도드라져 보이게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애니메이션이 가진 강점이 아니었을까?

 

뇌 속 이미지의 압축과 재현

초상화나 약화는 실제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뇌속에 있는 인간이나 동물을 모방한다. 그래서 창작자에게는 눈썰미 혹은 특징을 짚어내는 능력이 뛰어나야 할것 같다. 또한 이런 뇌속 이미지를 재현 특징을 유추하여 조합할때 창작자는 창작의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미남미녀 캐릭터를 그리는 것은 쉽다. 하지만 전부 같은 얼굴이 되고 만다.

정말 얼굴이 예쁜 배우는 그만의 색깔을 느끼기 어렵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태희가 아닐까 싶다. 인간이 인식하는 평균적인 얼굴, 균형잡힌 얼굴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특징,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

 

창작의 고통 3가지

뇌속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기술의 어려움

뇌속의 이미지를 발견하는 어려움

뇌에 없는 이미지를 만드는 어려움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름다운 것.

인간의 뇌는 복잡한 것을 간단한 것으로 전환 할 수 있다.

"복잡한 것을 간단한 요소로 분해할 때 사람들은 희열을 느낀다."

 

패턴의 반복과 위험요소

저자는 UGC 사이트는 패턴이 반복될 위험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콘텐츠라는 것은 가만히 놔두면 천편일률적이 된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드는 UGC 사이트는 더더욱 비슷해지기 쉽다." 패턴의 변형을 주도하는 사람이 콘텐츠를 발전시킬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은 어떤 방법으로 패턴을 변형시킬까?

 

"벼랑위의 포뇨"를 제작할때 미야자키 하야오는 '남들이 그리지 못하는 것을 그리자'고 주문했다. 그리하여 변형곡선을 사용하였고, 주관적 정보의 량이 늘었다. 또한 작가조차 예측불가능한 스토리를 전개시켜놓고 마지막 30분이 남았을때 스텝중 한사람의 의견을 반영하여 작품을 완성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창작가는 스토리와 표현 중 어디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가?

 

표현에 방점을 찍는 것이 좋다. 스토리는 표현에 비해 패턴화가 쉽고, 동시에 패턴수가 적다.

 

캐릭터, 스토리, 세계관의 우선순위

많은 영화감독들이 헐리우드 방식을 사용하여 캐릭터->스토리->세계관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모험"처럼 "이곳은 어떤 세상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은 신선함을 제공한다.

 

이웃집 토토로의 성공비결

스즈키 프로듀서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웃집 토로로의 성공원인에 관해 쇼와 시대의 풍경에 대한 향수라든지,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망 때문이라는 식으로 어렵게 해석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나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토토로가 인기를 끈 이유는 토토로의 배가 푹신푹신하고 만지만 쏙 들어가서 왠지 기분 좋을것 같아서예요."

많은 의미부여보다 인간의 생리적 감각을 콘텐츠로 표현하는 탁월함이 필요하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한달여전 「겟 아웃」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수많은 장치들로 '새로운 형태의 인종차별'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감상으로 이 영화는 재미가 없었다. 유튜브에는 이 영화에 대해 수많은 리뷰가 작성되었고,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9%를 부각시키며 마치 "이 영화가 재미없다면 넌 단순하고 덜떨어진 인간이야"라는 식의 이상한 기류가 생성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재밋는 것일까?"라는 잡생각이 들었다.

 

 

창작자는 나이를 먹는다.

관객도 나이를 먹는다.

한편 새로운 젊은 관객이 생겨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꾸준히 성공궤도를 달려온 배경에는 그의 검소함이 한몫을 차지 한다. 그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낸다. 호화스러운 생활이 아닌 검소한 생활로 대중이 느끼는 것을 느끼려 한다.

 

콘텐츠에 대한 재정의

콘텐츠란 창작가의 뇌속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

하지만 창작가의 뇌속 이미지와 받아들이는 대중의 뇌속 이미지 다름으로

콘텐츠는 창작가의 비전을 표현하는것이라 할 수 있겠다.

 

천재 창작자 = 천부적 재능을 가진 창작자란?

자신의 비전을 표현하여 어떤것이 실제처럼 만들어질지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을 가진자.

 

 

 

 

어떤분야에서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중 노력하지 않는 천재는 없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포기 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가볍고 경쾌하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됐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을것 같다. 작품은 그냥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창작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봄직한 책이다.